첫째를 출산할 때는 겁이 나서 8개월 만삭 때 한국으로 돌아가 출산했지만, 둘째는 필리핀에서 출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필리핀의 메트로 마닐라, 그중에서도 Ortigas는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로, 학교, 백화점, 병원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한국인들이 살기에 정말 좋은 곳입니다.
병원 선택
필리핀에서 잘 알려져 있는 종합병원들 중에서 저는 The Medical City에서 둘째를 출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초반부터 현지 산부인과 의사를 추천받아 다니게 되었고, 첫째는 한국에서 출산했기에 양쪽의 시스템을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 병원의 장점
필리핀 병원은 한국보다 더 마음에 들었고, 의사나 간호사들도 무척이나 친절했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세심하게 배려하고 진심으로 대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한국에서의 딱딱하고 의무적인 의사들의 태도와는 상반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죠. 누워서 머리도 감겨주고 온몸도 정성스레 닦아주는 등 환자를 위한 배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첫째가 제왕절개로 태어나 둘째도 예외 없이 제왕절개로 낳게 되었는데, 수술자국도 한국에서 한 것보다 훨씬 자국이 남지 않게 잘 수술해 주었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환자 한 명 한 명에 대한 상담 시간이 한국에서는 5분을 넘기기 어려운데, 여기서는 기본이 30분입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세심하게 하나하나 물어봐도 잘 설명해 주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불평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 선택 요령
여자들은 당연히 여의사를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필리핀에서 의사를 선택할 때는 의사의 성별도 중요하지만, 경력을 가장 먼저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주변에 경험자가 있다면 추천을 받아 의사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도 필리핀에 살면서 알게 된 지인의 추천으로 나이가 지긋한 여의사를 선택했고,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직장에서 커버해 주는 보험회사와 연계된 의사 중에서 고르는 것도 좋습니다. 필리핀은 보험회사마다 연계된 의사들이 있어서 혜택을 받으려면 꼭 accredited doctors를 찾아야 합니다.
보험 및 진료 절차
The Medical City의 경우, 별관에 보험회사 창구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온라인으로 미리 진료증을 출력하거나 병원에 마련된 보험회사 창구에서 번호표를 뽑아 기다려 원하는 의사로 진료증을 받아야 합니다. 한국처럼 아무 때나 가서 검진을 받는 것은 추천하지 않으며, 하루 종일 기다려도 된다면 고려해 볼 수 있겠습니다.
결론
필리핀에서의 출산 경험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의료진의 친절함과 세심한 배려, 그리고 충분한 상담 시간 등은 한국과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만약 셋째를 낳게 된다면, 다시 필리핀에서 출산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필리핀에서 출산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이 경험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