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산 때는 겁이 나서 8개월 만삭 때 한국으로 들어가서 출산했지만 둘째 때는 임신 초기부터 다니던 산부인과 의사도 있었고 주변의 경험담도 들으면서 훨씬 여유로운 상황이 되어 마닐라에서 출산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대신 친정 엄마를 한 달 동안 모셔와서 마닐라 종합병원에서 출산한 경험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1. 병원 선택
대형 종합병원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마닐라에는 여러 유명한 종합병원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병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두 대형 병원이라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할 수 있어 안심이 됩니다. 저는 집에서 가까운 The Medical City를 다녔습니다.
Hospital Name | location | Contact |
Cardical Santos Medical Center | San Juan, Metro Manila | (02) 8727 0001 |
The Medical City | Pasig, Metro Manila | (02) 8988 7000 |
St. Luke's Medical Center | Taguig, Metro Manila | (02) 8789 7700 |
Asian Hospital and Medical Center | Muntinlupa, Metro Manila | (02) 8771 9000 |
한국처럼 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이전에는 진료 예약이 어려워 아침 일찍 가서 이름을 올려놓고 다시 갔었지만, 요즘은 비서들이 모바일로 미리 연락을 주기도 하고 시간을 정해주어 많이 편해졌습니다. 비서와 친해지면 조금의 혜택을 볼 수도 있습니다.
병원비와 보험
필리핀의 의료비는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감당하지 못할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직장인의 경우 회사에서 지원되는 의료보험을 이용할 수 있다면 큰 부담 없이 출산할 수 있으니 미리 보험 관련 사항을 확인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출산 후 관리
산후조리
한국은 산후조리원이 잘 되어 있지만, 마닐라에는 그런 개념이 없습니다. 대신 아떼(Ate) 문화가 발달해 있어서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저의 경우 아떼도 있었지만 친정엄마가 한 달간 와서 도와주셨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에는 아떼, 즉 가정부가 있어서 모든 집안일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기 기저귀부터 청소, 빨래, 요리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맡길 수 있어 산후조리원이 필요 없는 게 사실입니다. 필리핀은 4계절이 여름이라 에어컨을 틀지 않을 수 없지만, 양말은 꼭 신어 주시고 얇은 카디건 정도 입으시면 시원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뼈가 시린 경험은 하지 않았습니다.
출산 후 의료 서비스
필리핀의 대형 병원들은 출산 후에도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산모와 아기를 위한 정기 검진과 필요한 경우 입원 치료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모유 수유 클리닉과 신생아 케어 서비스도 잘 갖춰져 있어 출산 후 관리가 용이합니다.
3. 아이 봐주는 아떼(Ate)
아이 돌보미
아떼(Ate)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여자를 부를 때 사용하는 필리핀어입니다. 부유한 집에서는 아이마다 아떼를 두고, 청소, 요리, 운전하는 도우미까지 여러 명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한국 엄마들은 아떼 한 명, 기사 한 명 정도를 두지만, 혼자 살림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일을 하거나 아이들이 어리다면 아떼를 고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만 페소(약 24만 원) 정도를 지불하지만, 지역이나 업무에 따라 다릅니다. 청소와 요리, 아이까지 케어하는 아떼는 급여가 더 높아질 수 있지만, 과도한 요구는 하지 않으니 면접을 통해 꼼꼼하게 고용하시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4. 교육
영어 교육
필리핀에서는 영어로 모든 교육을 받을 수 있고 한국의 영어유치원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유치원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저는 영어유치원을 5년간 운영했던 경험이 있지만, 교육 내용이 훌륭하고 질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어려서부터 영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국어를 잘 배우지 못할 가능성도 있지만, 가정에서 부모가 한국말을 사용하고 가르친다면 이중언어 구사는 자연스럽게 가능합니다.
현지 학교와 국제학교
필리핀에는 다양한 국제학교가 있어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제학교는 다소 비용이 높지만, 아이들이 글로벌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현지 학교라고해서 수준이 낮은 경우도 있지만 준국제학교의 경우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므로 필리핀이라고 해서 교육의 질이 낮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셔도 됩니다. 아이들이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배우고, 다양한 문화에 노출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아 교육과 놀이 시설
필리핀의 유아 교육 기관은 한국보다 저렴하지만,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한국처럼 다양하게 실내 놀이터나 공원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몰에 있는 놀이이설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놀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고 싶다면 야외로 자주 나가주시는게 정서 발달에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 둘을 모두 고등학교까지 보내면서 단 한 번도 한국에서 교육시키지 않은 것에 후회해 본 적이 없고 오히려 여기서 자라서 교육받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필리핀에서의 생활은 떼 묻지 않고 순수하게 자랄 수 있으며, 원어민 수준의 영어 구사 능력과 해외 진출의 기회가 더 용이하다는 장점이 크므로 마닐라에서 아이 교육을 고려하고 있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합니다.
필리핀에서의 출산과 육아는 한국과는 다른 많은 장점과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료 서비스의 질, 산후조리의 방식, 아이 돌보미 문화, 교육 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으니 필리핀에서 출산을 고려하고 있다면,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Places > Philippin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리핀에서 취업하는 방법: 구직자를 위한 종합 가이드 (1) | 2024.10.21 |
---|---|
해외취업 - 필리핀에서 취업하는 방법: 가이드와 팁 (5) | 2024.10.21 |
필리핀에서 가정부를 갖는 장점과 단점: 알아야 할 사항 (4) | 2024.10.21 |
필리핀의 아떼(Ate) 문화: 집안일부터 아이 돌봄까지 (1) | 2024.10.20 |
해외출산-마닐라 종합병원 경험담! (0) | 2024.07.27 |